물리학과 최원식 교수, 2020년 국가연구개발 우수성과 100선 선정

 

 

신경망까지 꿰뚫어보는 초고속 홀로그램 현미경

 

살아있는 제브라피쉬의 뇌 속 신경망 관찰

 

 


(왼쪽부터) 최원식 교수, 김문석 연구원, 조용현 연구원

 

 

 

연구배경 및 필요성; 생체 조직 내부 고해상도 영상 기술의 어려움

 

    생체조직은 다양한 세포들로 이뤄진 복잡한 내부 구조로 인해 진행하는 빛의 파면을 왜곡시킨다. 이런 파면왜곡 현상 때문에 일반적인 광학 현미경은 생체조직 내부 깊은 곳까지 관찰하기 어렵다. 살아있는 생물체의 깊은 곳까지 영상을 획득하기 위해서는 특정 깊이에서 돌아오는 빛의 파면을 빠르게 측정하고 이를 이용해 신속하게 파면왜곡을 제거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기존 기술들은 파면을 측정하고 제어하는 일을 하드웨어적으로 반복 수행해야 했기 때문에 영상속도가 느리다는 문제가 있었다.

 

기술의 내용 및 성과의 차별성 · 우수성: 살아있는 동물 뇌신경망 3차원 영상

 

    생체조직에 파면왜곡을 측정하고 제거할 수 있는 새로운 홀로그램 현미경을 개발했다. 홀로그램 현미경은 빛의 세기만 관찰하는 일반 현미경과 달리 물체광과 참조광이라는 두 종류의 빛(레이저)을 이용해 빛의 세기와 파면을 동시에 측정한다. 연구진은 특히 파장대역이 넓은 레이저를 사용해 빛의 전파 시간 별로 파면 왜곡을 측정할 수 있는 시분해 홀로그램 현미경을 개발했고, 이를 토대로 물체의 특정 깊이에 대해 선택적으로 광신호를 획득하여 깊숙한 곳의 이미지까지 얻을 수 있었다.

    기존 기술은 파면을 측정하는 속도가 느리고 파면왜곡 보정을 하드웨어적으로 반복해야 했기 때문에 영상획득 속도가 느려 살아있는 동물을 관찰하기는 어려웠다. 연구진은 물체광과 참조광을 동조시키는 방식으로 기존보다 데이터 획득 속도를 수십 배 이상 향상시켰다. 초당 10장 정도의 이미지를 획득하는 기존 기술과 달리, 연구진이 개발한 초고속 홀로그램 현미경은 초당 500장 정도의 데이터를 획득한다. 또한 연구진은 파면을 측정하고 제어하는 반복적인 하드웨어 처리과정 없이 새로운 이미지 분석 알고리즘으로 초점의 광신호를 백배 이상 증가시킬 수 있었다. 파면왜곡을 보정하는 성능이 백배 이상 향상됐다는 것으로, 더 깊은 곳까지 관찰하는 능력이 증가했다는 의미다.

    연구진은 초고속 홀로그램 현미경을 이용해 형광표지 인자를 사용하지 않고 살아있는 제브라피쉬의 후뇌부에서 고해상도 뇌신경망 영상을 얻는 데 성공했다. 기존 대다수의 광학현미경 기술은 주로 부화한지 1주일 이내인 어린 제브라피쉬에 형광물질을 주입해 신경섬유 구조를 파악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 제브라피쉬가 성장할수록 후뇌부를 덮는 부위에 비늘이 두껍게 형성돼 내부를 파악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이에 반해 이번 연구에서 개발된 기술은 수 주 이상 성장한 제브라피쉬에서 비표지 방식으로 중추신경계의 고해상도 신경망 영상을 획득할 수 있었다.




과학기술적 파급효과: 3차원 생체영상 현미경 기술 한계 극복

 

    생체조직에서 진행하는 빛은 복잡한 세포와 조직의 구조에 의한 다중산란 때문에 파면왜곡을 겪는다. 이것은 광초점을 흐리게 하여 현미경 영상의 분해능을 감소시키고 이미지를 어둡게 한다. 이러한 파면왜곡을 극복하기 위한 방법으로 적응광학 분야에서 파면측정 기술이나 파면제어 기술이 활발히 연구되고 있다. 살아있는 상태로 고심도 생체영상을 얻기 위해서는 파면의 왜곡을 빠르게 제거하는 것이 중요한데, 기존의 적응광학 기술은 영상 획득을 위하여 파면측정 또는 제어를 반복적으로 수행해야하기 때문에 데이터 획득이 느리고, 복잡한 왜곡을 제거하기가 어려웠다.

    연구에서는 새로운 형태의 시분해 홀로그램 현미경을 개발하여 기존보다 50배 빠른 속도로 한 세트의 반사 이미지를 얻을 수 있게 하였다. 더 나아가 새로운 이미지 분석법을 개발하여 한 번의 측정만으로 수차를 제거하고, 고해상도 영상을 획득할 수 있게 하였다. 이전의 현미경 기술은 부화한지 일주일 이내인 어린 제브라피쉬에 형광물질을 주입하여 관찰해야 했으나, 새로운 기술은 기존에 관찰할 수 없던 수 주 이상 성장단계에서 형광 표지 없이 고해상도 측정을 가능하게 하였다. 본 연구는 기존 광학 현미경 기술의 영상 가능 깊이의 한계를 한 단계 뛰어넘어 deep-tissue 광학 현미경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는 것으로, 향후 뇌신경과학뿐 아니라 다양한 의생명 융합 연구와 정밀 측정이 필요한 산업분야에 큰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이다.

 

경제사회적 파급효과: 비침습적 영상기술의 초정밀 측정 및 의료기기 분야 응용

 

    제안 기술은 생체조직에 의한 복잡한 광학수차를 보상할 수 있어 기존 기술로는 획득할 수 없는 고해상도 영상을 제공한다. 이 연구는 홀로그램 영상 기술에서 고심도 이미징이라는 새로운 분야를 개척했다는 의미가 있으며, 향후 의생명과학 분야에서 폭넓게 활용될 것으로 기대한다. 특히 형광 표지를 하지 않고도 중추 신경계나 뇌신경 조직에서 나노구조를 영상화할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인데, 이 덕분에 뇌과학 분야의 다양한 연구에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또한 내시경과 결합하면 인체 내부 조직에 대해 비표지 고심도 이미징을 할 수 있어 지금보다 더 정밀한 질병진단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