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개골 속 신경망 투시하는 홀로그램 현미경 개발

살아있는 쥐 두개골 속 80배 많은 빛 모아서 형광 표지 없이 신경망 관찰 -

다양한 의생명 융합 연구정밀 측정이 필요한 산업분야 응용 기대-




기초과학연구원(IBS, 원장 노도영) 분자 분광학 및 동력학 연구단(단장 조민행) 최원식 부연구단장(고려대학교 물리학과 교수) 가톨릭대 김문석 교수, 서울대 최명환 교수 공동연구팀은 살아있는 쥐의 두개골을 제거하지 않고도 뇌 신경망을 3D 고해상도로 관찰할 수 있는 홀로그램 현미경을 개발했다.

빛을 이용해 우리 몸 깊은 곳을 관찰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빛 에너지를 전달해 반사되는 신호를 정확하게 측정해야한다. 하지만, 생체 조직에서 빛은 다양한 세포들에 부딪히며 생기는 다중산란 현상과 이미지가 흐릿하게 보이는 수차로 관찰이 쉽지 않다.

생체 조직 같은 복잡한 구조에서 빛은 여러 번 무작위하게 진행방향을 바꾸는 다중 산란을 겪는다. 이 과정에서 빛이 가진 영상 정보를 잃어버린다. 비록 아주 적은 양이더라도 보고자 하는 물체와 한번 부딪쳐 반사된 빛(단일 산란파)만 골라 수차로 인한 파면 왜곡을 보정해주면 깊은 곳까지 관찰할 수 있다. 하지만, 다중 산란파가 이를 방해한다. 따라서 고심도 생체 영상을 얻기 위해서는 방해꾼인 다중 산란파를 제거하고 단일 산란파의 비율을 증가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IBS 연구진은 2019년에 다중 산란을 제거하고 빛의 세기와 위상을 동시에 측정할 수 있는 시분해 홀로그램 현미경을 최초로 개발하고 절개 수술 없이 살아있는 물고기의 신경망을 관찰한 바있다. 하지만 물고기보다 두꺼운 두개골을 가진 쥐의 경우 두개골에서 발생하는 심한 빛의 왜곡과 다중산란으로 두개골을 제거하거나 얇게 깎아내지 않고는 뇌 신경망 영상을 얻을 수 없었다.

연구진은 빛과 물질의 상호작용을 정량화해서 보다 더 깊은 곳까지 관찰 가능한 고심도 3차원 시분해 홀로그램 현미경을 개발했다. 다양한 각도로 빛을 넣어도 비슷한 반사파형을 가지는 단일 산란파의 특성을 이용해 단일 산란파만 골라내는 방법을 고안했다. 이는 매질(파동을 전달시키는 물질)의 고유모드를 분석하는 수치연산으로 빛의 파면 사이에 보강간섭(같은 위상의 파동이 중첩될 때 일어나는 간섭)을 극대화하는 공명 상태를 찾아내는 방법이다. , 이러한 방법으로 뇌 신경망에 기존보다 80배 많은 빛을 모으고, 불필요한 신호를 선택적으로 제거해 단일 산란파의 비율을 수십 배 증가시켰다.

연구진은 기존 기술로는 불가능했던 깊이에서도 빛의 파면 왜곡을 보정했으며, 쥐의 두개골을 제거하지 않고도 가시광선 대역의 레이저로 형광 표지 없이 두개골 밑에 존재하는 뇌 신경망 영상을 고해상도로 얻는 데 성공하였다.

홀로그램 현미경의 근간을 개발해온 김문석 교수와 조용현 박사는 복잡한 물질의 광학적 공명상태를 처음 관찰했을 때 학계에서 큰 관심을 받았다. 기초 원리에서부터 쥐 두개골 속 신경망을 관찰하기까지 물리·생명·뇌과학 인재들과 함께 연구하며 뇌신경영상 융합기술의 새로운 길을 열었다.”고 말했다.

최원식 부연구단장은 오랫동안 연구해왔던 물리적 원리를 응용한 고심도 생체 영상 기술은 광학 현미경 영상 기술 발전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며 뇌신경과학을 포함한 다양한 의생명 융합 연구와 정밀 측정이 필요한 산업분야에 파급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스(Science Advances, IF 14.136) 728일자 온라인 판에 게재됐다.

 

 

[붙임] 1. 연구 추가설명 2. 그림설명 3. 연구진 이력사항

연 구 추 가 설 명

논문/저널/저자

- Paper Title: Through-skull brain imaging in vivo at visible wavelengths via dimensionality reduction adaptive-optical microscopy

- Journal, Publication Date: Science Adavances, July 28 2022

- Authors: Yonghyeon Jo, Ye-Ryoung Lee, Jin Hee Hong, Dong-Young Kim, Junhwan Kwon, Myunghwan Choi, Moonseok Kim and Wonshik Choi

연구내용

보충설명

연구진은 샘플에 입사하는 빛의 각도가 바뀔 때, 그에 따라 반사 파면을 측정하여 매질과 빛의 상호작용을 정량화하는 산란행렬을 분석하였다. 단일산란파과 다중산란파가 가지는 각각의 특성을 이용하여 단일산란파와 다중산란파를 서로 분리하고 다중산란파만을 선택적으로 제거할 수 있었다. 이때 Singular value decomposition(SVD)을 통해 수치적 연산과정을 거치는데, 이는 측정한 산란행렬의 기저(basis)를 재구성하여 투과 또는 반사되는 에너지가 큰 순으로 나열해 주며 그때의 새로운 기저를 고유모드(eigenchannel) 이라고 한다. 고유모드는 빛과 매질의 상호작용에 의한 특정한 공명 상태를 가진다. 연구진은 산란매질에서 고유모드(eigenchannel)에 대한 선행연구를 오랜 시간 수행해왔다. 최초로 산란매질의 고유모드를 구하고 이를 실험적으로 구현하여 실제로 산란 매질을 투과하는 에너지를 극대화하고 샘플에 전달되는 에너지를 최대화한 바 있다. 이번 연구는 매질에서 고유모드를 통해 타겟에 전달되는 에너지를 극대화한 원리를 고심도 생체 영상 기술에 응용한 것이다.

연구 이야기

[연구 과정]

생체조직에서 진행하는 빛의 파면은 굴절률에 따른 진행속도 차이에 의해 수차를 겪는다. 이는 빛의 파면을 왜곡시켜 광학 초점을 흐리게 하며, 현미경 영상의 분해능을 감소시킨다. 이러한 파면 왜곡을 정량화하고 보정해(adaptive optics) 주어야 생체조직의 깊은 곳에 존재하는 작은 구조까지 관찰할 수 있지만, 조직의 내부 구조에 의한 다중 산란이 노이즈로 작용하여 이를 방해한다. 따라서 파면 왜곡을 극복하고 고심도 생체 영상을 얻기 위해서는 다중 산란에 의한 노이즈를 제거하는 것이 중요하다.

본 연구진은 서로 다른 입사각에 대해 측정된 단일산란파들이 가진 유사성(wave correlation)을 이용하여, 복잡한 광학수차 속에서도 다중산란파만 선택적으로 제거하는 방법을 개발하였다.

 

[어려웠던 점]

측정한 반사 신호에는 물체의 정보를 가지고 있는 단일산란파와 노이즈로 작용하는 다중산란파가 모두 들어있다. 따라서 물체의 이미지를 얻기 위해서는 단일산란파가 필요하다. 하지만 수차로 인해 단일산란파의 파면이 왜곡되어 있기 때문에 이를 찾아내고 보정해 주어야 하는데, 다중산란파의 에너지가 단일산란파의 에너지보다 수백 배 더 많아서 단일산란파의 파면 왜곡을 찾는 것을 방해한다. 따라서 물체의 이미지를 얻기 위해서는 단일산란파는 그대로 유지하면서 다중산란파만을 선택적으로 제거하는 방법이 필요했다.

 

[성과 차별점]

단일산란파를 유지한 채로 다중산란파만을 선택적으로 제거하여 기존의 기술로는 불가능했던 깊이에서도 단일산란파의 파면왜곡을 찾아내고 이를 보정할 수 있었다. 이를 통해 가시광선 파장을 사용한 연구로는 최초로 두개골이 존재하는 상태에서 두개골 밑의 뇌 신경망 영상을 획득할 수 있었다.

 

[향후 연구계획]

기존의 기술보다 더 깊은 깊이에서 파면왜곡이 보정된 고해상도 영상을 얻을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였다. 이를 통해 얻은 쥐의 뇌 신경망 영상은 비표지 비침습 영상(형광표지 없이, 생체조직에 절개를 하지 않고 측정한 영상)의 응용 가능성을 증명하였고, 이를 이용해 다양한 의·생명융합 연구를 시도할 계획이다. 더불어 나노단위의 측정 정확성이 필요한 산업분야에 응용 가능성을 기대한다.

 


그 림 설 명


[그림1] 고심도 3차원 홀로그램 현미경 모습

IBS 분자 분광학 및 동력학 연구단 연구진이 개발한 고심도 3차원 홀로그램 현미경. 기존보다 타겟 광신호 비율을 증가시키고 영상획득 속도와 깊이를 증가시켜 살아있는 생물체의 신경망까지도 관찰 가능하다.




[그림 2] 입사각에 따른 반사 신호의 특성

물체의 크기가 작거나 선형 구조일 경우, 입사각이 바뀌었을 때 측정되는 단일산란파의 반사 신호의 파형은 비슷하게 유지된다(A). 하지만 다중산란파의 반사 신호의 파형은 서로 유사성 없이 변화한다(B). 이러한 파면사이 특성을 이용하면 단일 산란 성분과 다중 산란 성분을 서로 분리해낼 수 있다.

 

 

 



[그림 3] 두개골을 제거하지 않고 관찰한 살아있는 쥐의 뇌 신경망

살아있는 쥐의 피부만 제거하고 두개골이 존재하는 상태에서 가시광선 영역의 파장 광원을 사용하여 뇌 신경망 영상획득에 성공하였다(A). 기존의 기술로는 두개골에서 발생하는 많은 다중 산란파 때문에 수차를 보정할 수 없어서 뇌 신경망의 영상을 얻을 수 없었다(B). 하지만 연구진이 개발한 기술로 다중 산란 성분만을 선택적으로 제거하여 수차를 찾을 수 있었고(D), 이를 보정해 주어서 뇌 신경망 영상을 얻을 수 있었다(C).


 

[그림 4] 쥐의 두개골 내부와 뇌 신경망의 3차원 영상

새로운 기술로 측정한 쥐의 두개골 내부의 골세포 영상(A, B)과 두개골 밑에 존재하는 뇌 신경망 영상(C).